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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향기] 죽으면 어디로 가나

대부분의 사람들은 사후세계에 관심이 많다. 첫째, 사후세계에 대해 모르기 때문이다. 어떤 일을 할 때, 예측이 가능하면 다소의 어려움이 예상되더라도 크게 불안하지는 않다. 우리가 불안한 이유는 예측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죽음이야말로 아직 인간의 지식 너머에 있는 일이다. 양자물리학, 신경과학, 정보이론 등의 연구가 진행되면서 죽음 이후의 존재 가능성에 대한 새로운 시각이 열리고는 있지만, 사후세계를 과학적으로 입증하기에는 아직 많은 연구가 필요하다.   둘째, 그동안 익숙해져 온 많은 것들(사람, 일, 물건 등)과의 이별에 대한 두려움이다. 초등학교 시절 꿈속에서 어머니가 돌아가셨다. 꿈을 깬 후에도 베개가 흠뻑 젖을 만큼 한참을 울었다. 몇 년 전 실제 경험한 어머니의 열반은 지금도 인생에서 겪은 가장 큰 고통으로 마음에 남아 있다. 사람뿐만이 아니라, 어떤 일이나 물건과의 이별도 죽음을 두렵게 하는 이유이다. 불교에서는 이를 집착(Attachment)이라고 한다.   불교에서는 삼세윤회를 이야기한다. 사람이 죽으면 평소 지은 바(업, Karma)에 따라 여섯 가지 다른 세계로 다시 태어나 돌고 돈다는 말이다. 천도(하늘나라), 인도(인간세상), 수라(아수라의 준말로 싸우기를 좋아하는 귀신세계), 축생(약육강식의 동물세계), 아귀(늘 굶주리는 귀신세계), 지옥을 의미한다. 삼세윤회를 생각할 때는 다음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첫째, 물리적 윤회보다는 마음의 윤회에 중심이 있다. 하루에도 마음은 천도와 지옥을 수시로 오르내린다.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있을 때는 천국이 부럽지 않지만, 직장에서 동료와 불화라도 있으면 지옥이 따로 없다. 주변 경계에 따라 마음 쓰는 것이 부처님 이상일 때도 있지만, 축생이나 아귀에도 미치지 못하는 경우도 허다하다. 윤회의 가르침 본질은 물리적 윤회보다는 업장을 소멸하고 선업을 장려하는 데 있다 하겠다.   둘째, 생사의 개념을 찰나까지 확대해야 한다. 현생과 내생을 말하면 우리는 인간의 수명을 기준으로 생각하지만, 부처님께서는 올해와 내년, 오늘과 내일, 심지어는 숨 한번 내쉬고, 눈 한번 깜박하는 것에 비유하시면서 “모르는 사람은 이를 생사라 하고, 아는 사람은 변화라 한다.”라고 하셨다. 생사가 둘이 아닌 이치를 알아야 한다.   셋째, 그렇다면 물리적 윤회는 무엇일까. 현대과학에서 끊임없이 연구를 하고는 있지만, 가능성만 추측할 뿐 가능하다거나 불가능하다거나 확언할 수 있는 수준은 아니기에 여전히 믿음의 영역이라고 할 수 있다. 시대와 지역, 종교 전통에 따라 믿기도 하고, 받아들이지 않기도 한다. 집이 불에 타면 마음은 아프지만, 화재보험에 가입되어 있다면 절망적이지만은 않은 것처럼, 윤회를 받아들인다면, 인간의 생사에 울고불고만 할 필요는 없지 않을까.   그럼, 삼세윤회를 아셨던 부처님은 사랑하는 사람의 죽음이 아무렇지도 않으셨을까. 제자의 열반을 당해 대종사께서는, “법신(영혼)은 비록 생·멸·성·쇠가 없다 하나, 육신은 이제 다시 그 얼굴을 대하지 못하게 되었으니 그 어찌 섭섭하지 아니하리오.” 하시면서 눈물을 흘리셨다. 애착은 경계해야 하지만, 목석이 도인의 모습도 아닌 것이다.   [email protected] 양은철 / 교무·원불교 미주서부훈련원삶의 향기 물리적 윤회 양자물리학 신경과학 존재 가능성

2025-0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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